그랜저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대자동차의 대표 플래그십 세단이다. 1986년 7월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약 40년간 시대를 앞서가는 디자인과 당대 최신 기술을 가장 먼저 선보이며 대한민국 고급 세단의 역사를 이끌어왔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7세대에 걸친 긴 여정 속에서, 그랜저는 성공의 상징을 넘어 한층 진화한 이동 가치를 제시하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에 선보인 더 뉴 그랜저 역시 이동의 품격과 지능형 모빌리티의 가치를 조화롭게 담아내며 플래그십 세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더 뉴 그랜저의 실내는 이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영역이다. 가구를 연상시키는 안락한 디자인으로 프리미엄 라운지의 감성을 구현하는 동시에,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로 확장되는 모빌리티의 최신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탑승자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세심한 혁신들이 자리하고 있다. 더 뉴 그랜저만의 차별화된 실내 가치를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다섯 가지 특징을 살펴본다.
기존 7세대 그랜저의 스티어링 휠에는 1세대 그랜저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담겨 있었다. 특히 1세대 그랜저의 원 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단순하면서도 입체감 있는 디자인을 완성했다. 여기에 필요한 기능 버튼들을 깔끔하게 배치해 클래식과 최신 감각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더 뉴 그랜저는 헤리티지를 계승하는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감성과 편리한 기능성을 구현하는 데 무게를 뒀다.
더 뉴 그랜저의 스티어링 휠은 다양한 디지털 기능을 연결하는 핵심 인터페이스로 진화했다. 디자인과 기능, 그리고 사용성을 균형 있게 담아내 더 뉴 그랜저가 추구하는 사용자 경험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전달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더블 D컷 디자인은 첨단 분위기와 높은 시인성을 더하고, 버튼 구성 역시 보다 이해하기 쉽게 재배치했다. 이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Pleos Connect)’가 적용된 17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와 9.9인치 슬림 디스플레이, 전자식 변속 레버(SBW)와 함께 더 뉴 그랜저의 하이테크 감성을 전달하는 ‘디지털 콕핏’의 구성 요소로 자리한다.
스티어링 휠 스위치는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구성이 특징이다. 운전자 사용 빈도가 높은 주행 및 미디어 조작계의 기능을 스티어링 휠 양쪽에 나눠 배치했다. 왼쪽 스위치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차로 유지 보조(LFA), 주행 모드 전환 등 주행과 직접 관련된 기능을 집중적으로 담았다. 오른쪽 스위치에는 미디어 재생과 곡 이동, 볼륨 조절, 전화 및 음성인식 기능 등 편의사양 조작과 관련된 부분을 배치했다.
특히 버튼 배열을 더욱 간결하게 다듬어 처음 차량을 접하는 사용자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목적과 역할에 맞게 배치하고, 기능별 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다. 덕분에 운전자는 손끝의 감각만으로 원하는 기능을 실행할 수 있어 운전에 집중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에서 시작된 운전자 중심 인터페이스는 컬럼에 적용된 멀티펑션 스위치와 새로운 전자식 변속 레버로 이어진다. 운전 중 빈번하게 사용하는 기능을 손이 가장 자연스럽게 닿는 위치에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먼저 왼쪽의 멀티펑션 스위치는 방향지시등과 하이빔, 와이퍼 조작 기능을 레버 하나로 통합했다. 방향지시등과 하이빔은 기존처럼 익숙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고, 레버 끝단에 전방 와이퍼 조절 기능을 배치했다. 덕분에 운전 중 필요한 주요 기능을 한 손으로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특히 와이퍼는 작동 단계를 변경할 때마다 조명이 함께 표시돼 현재 상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전조등은 시동을 걸 때마다 자동(AUTO) 모드로 켜지며, ON/OFF 기능의 경우, 멀티펑션 스위치가 아닌 플레오스 커넥트 내 제어 화면과 운전석 대시보드 왼쪽 하단의 물리 버튼으로 위치를 옮겼다. 주행 중에는 전조등을 켜거나 자동 모드만 전환할 수 있고, 정차 및 주차 중에만 전조등을 끌 수 있다. 이는 9월부터 시행 예정인 주행 중 전조등·후미등 항시 점등상태 유지 의무화 법규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전자식 변속 레버 역시 사용성을 고려해 새롭게 다듬었다. 기존 컬럼 하단에 있던 레버를 스티어링 휠 오른쪽으로 옮겨 손이 더욱 자연스럽게 닿도록 설계했다.
조작 방식에도 변화가 있다. 기존에는 레버 끝단을 앞뒤로 돌려 변속했다면, 이제는 레버 자체를 위로 끝까지 올리면 후진(R), 아래로 끝까지 내리면 주행(D)으로 변속하는 방식이다. 또한 D단 방향으로 끝까지 레버를 1초간 길게 조작하면 수동변속 모드로 전환되며, 이후 스티어링 휠 뒤쪽의 패들시프트를 통해 변속할 수 있다. 주행 중에는 레버를 1칸 올리거나 내리는 방식으로 1초간 길게 조작하면 중립(N)으로 전환된다. 그리고 레버 끝의 버튼을 누르면 주차(P)로 변속된다.
특히 주행 중 1초간 조작을 유지해야 N단 진입이 가능한 데에는 오조작으로 인한 위험 상황을 방지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전자식 변속 레버가 기존 와이퍼 레버의 위치에 배치된 만큼, 운전자가 착각해 조작하는 상황을 고려한 설계인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조작 체계는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는 장점과 함께,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까지 배려한 설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조작 편의성은 물론 심미성 향상으로도 이어졌다. 기존에는 왼쪽의 전조등/방향지시등 레버와 오른쪽 와이퍼 레버, 오른쪽 하단의 변속 레버까지 총 3개의 레버가 있었다. 이를 2개로 단순화해 스티어링 휠을 기준으로 깔끔한 좌우 대칭 디자인을 완성했다. 특히 플레오스 커넥트 적용을 통해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능들을 디스플레이 내부로 통합하면서, 운전에 필요한 조작 기능을 하나로 묶은 멀티펑션 스위치를 구현할 수 있었다.
멀티펑션 스위치와 전자식 변속 레버는 ‘운전 중에는 시선은 도로에, 손은 스티어링 휠에(Eyes on the Road, Hands on the wheel)’ 항상 머물게 하겠다는 현대차 내장 디자인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작은 움직임까지 고려한 설계가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주행 환경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더 뉴 그랜저 실내 개발의 핵심 목표 중 하나는 상품성 개선 모델의 한계를 넘어, 마치 완전히 새로운 차를 만나는 듯한 변화를 구현하는 것이었다. 그 변화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요소가 바로 전동식 에어벤트다.
실내에 들어서면 17인치 디스플레이 아래에만 송풍구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시보드 양 끝에도 송풍구가 자연스럽게 숨겨져 있다. 기존처럼 송풍구 조절 노브를 노출하지 않는 디자인을 적용해 한층 깔끔하게 정돈된 실내 분위기를 만들고, 넓게 펼쳐진 수평형 레이아웃과 어우러져 고급스럽고 미래지향적인 매력을 완성한다.
전동식 에어벤트의 장점은 디자인에만 있지 않다. 더 뉴 그랜저는 17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1열 공조 기능을 통합 제어할 수 있다. 화면 속 공조 아이콘을 누르면 풍향을 설정하는 전용 화면이 나타나며, 손가락으로 원하는 방향을 지정하는 것만으로 바람의 흐름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중앙 에어벤트 아래의 물리 버튼으로도 온도와 바람 세기, 통풍 및 열선 시트 조작이 가능하다.
송풍구별 풍향을 하나씩 설정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세 가지 자동 풍향 모드를 통해 간단하게 실내 공조 환경을 조절할 수도 있다. 바람을 탑승자에게 집중시키는 승객 집중 모드(FOCUS), 탑승자를 피해 넓게 분산시키는 승객 회피 모드(SPREAD), 바람 방향을 자동으로 바꿔주는 자동 순환 모드(CYCLE) 등 세 가지 모드 가운데 하나를 상황과 환경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각 송풍구 안에는 상하 방향과 좌우 방향을 조절하는 액추에이터가 내장되어 있다. 사용자가 화면에서 풍향을 설정하면, 이들 액추에이터가 동시에 작동하며 해당 방향으로 바람을 보낸다. 더 뉴 그랜저의 전동식 에어벤트는 실내를 깔끔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이처럼 공조 기능을 이용하는 방식 자체를 더욱 자연스럽고 편리하게 바꿔준다. 플레오스 커넥트, 그리고 이를 활용한 중앙 제어식 벤트 시스템으로 인해 가능해진 변화라고 볼 수 있다.
현대차 최초로 더 뉴 그랜저에 적용된 스마트 비전 루프 역시 주목할 만한 신기술이다. 루프 글라스의 투명도를 변화시켜 빛의 유입량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으로, 기존 파노라마 선루프에서 한 단계 발전해 차세대 루프 시스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스마트 비전 루프는 기존 7세대 그랜저의 파노라마 선루프와 비교해 길이는 223mm, 폭은 88mm 넓어졌다. 머리 위로도 51mm의 여유 공간이 생겨 뛰어난 개방감을 선사한다. 기존 파노라마 선루프에서 햇빛을 차단하는 롤 블라인드가 삭제되면서 개구부 면적을 최대 42%까지 확장한 덕분이다.
핵심은 두 장의 유리 사이에 적용된 고분자 분산형 액정(PDLC, Polymer Dispersed Liquid Crystal) 필름이다. PDLC는 전원 공급 여부에 따라 투명과 불투명 상태를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는 스마트 윈도 필름이다. 전압이 가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액정 분자들이 불규칙하게 배열돼 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에 필름은 불투명하게 보인다. 이때 전압을 인가하면 액정 분자들이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되면서 빛이 통과할 수 있게 되고, 필름이 투명한 상태로 전환된다.
스마트 비전 루프는 PDLC 필름뿐 아니라, 외부의 열을 반사하고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특수 코팅을 글라스 상·하부에 적용했다. 또한 글라스와 PDLC 필름 사이에는 합성수지인 PVB(폴리비닐부티랄)를 삽입해 필름과 글라스의 접합력을 높이는 동시에 차열 및 차음 성능을 더욱 강화했다. 이러한 다층 구조를 통해 기존 파노라마 선루프 대비 열 차단 성능을 30% 이상 향상시켜, 보다 쾌적한 실내 환경을 구현한다.
더 뉴 그랜저의 스마트 비전 루프는 채광 조절 영역을 6개로 나눠 탑승자의 상황에 맞는 연출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스마트 비전 루프의 가장 큰 차별점은 채광 조절 영역을 앞뒤 총 6개로 나눴다는 점이다. 덕분에 루프 전체의 투명도를 한 번에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 구역을 개별적으로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앞좌석 상부는 투명하게, 뒷좌석 상부는 불투명하게 설정하는 등 탑승자의 상황과 선호에 맞춘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채광 조절은 오버헤드 콘솔의 스위치와 17인치 디스플레이의 설정 화면은 물론, 글레오 AI(Gleo AI)를 활용한 음성 명령으로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
이외에도 더 뉴 그랜저의 스마트 비전 루프는 투명·불투명 전환 속도는 물론 냉방 성능, 풍절음, 열 차단 성능까지, 탑승자가 체감하는 부분에 있어 기존 파노라마 선루프와 큰 차이가 없도록 하기 위한 세심한 고민이 담겼다. 넓은 개방감을 실내로 끌어들이면서도 필요에 따라 빛과 열을 정교하게 제어해, 개방감과 쾌적함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하나의 기술 안에 구현한 것이다. 스마트 비전 루프는 단순히 새로운 편의 사양을 넘어, 더 뉴 그랜저가 지향하는 플래그십 경험이 탑승자의 시선과 감성에 닿는 공간까지 세심하게 설계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기술이다.
더 뉴 그랜저의 무선 충전 시스템 또한 한층 다듬어졌다. 듀얼 스마트폰 무선 충전은 운전석과 동승석에서 각각 사용할 수 있어 장거리나 가족 단위의 이동에서도 활용도가 더욱 높아졌다. 최신 무선 충전 국제 표준인 Qi 2.0을 적용해 다양한 스마트폰 기종과의 호환성을 높였으며, 최대 15W 고속 무선 충전을 지원해 충전 속도도 한층 향상됐다.
차량 디스플레이와 상태 표시창을 통해 무선 충전 진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을 충전 패드에 올려놓으면 충전 시작을 알려주는 안내 화면도 제공된다. 덕분에 충전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무선 충전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세심한 개선이다. 우선 자기 정렬 기술을 활용한 MPP(Magnetic Power Profile) 방식을 활용했다는 점이 손꼽힌다. 맥세이프 호환 기능을 예로 들 수 있다. 무선 충전 방식은 스마트폰 기기 내부의 충전 코일과 충전기의 코일 위치가 정확히 맞지 않으면 충전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MPP 방식은 자석에 의해 스마트폰과 충전 패드의 중심이 정확하게 맞춰지기 때문에, 사용자가 별도의 위치를 세심하게 맞추지 않아도 간편하게 충전을 시작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무선 충전 중 발열에 의해 충전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냉각 팬 구조 역시 새롭게 다듬었다. 공기가 들어오고 나가는 통로를 넓혀 공기 순환량을 늘리고, 공기 흐름이 무선 충전 패드 주변으로 더욱 효율적으로 전달되도록 설계해 냉각 성능을 높였다. 덕분에 장시간 충전 상황에서도 보다 안정적인 충전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사용자가 직접 냉각 성능을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마련됐다. 플레오스 커넥트 디스플레이에서 ‘충전 최적화’ 모드를 활성화하면 냉각 팬이 더욱 적극적으로 작동해 스마트폰의 발열을 낮추고 안정적인 충전을 돕는다. 여름철이나 내비게이션, 음악 스트리밍 등 스마트폰 사용량이 많은 상황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와 동시에 팬이 빠르게 작동하는 상황에서도 소음을 조용한 거실 수준으로 낮춰 탑승자가 크게 의식하지 못할 정도의 정숙성을 확보했다.
이 밖에도, 더 뉴 그랜저의 듀얼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은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능을 함께 지원해 디지털 키 등록과 차량 시동 인증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향후 출시되는 스마트폰과의 호환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 시간이 지나도 최신 사용 경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더 뉴 그랜저의 다섯 가지 변화는 단순히 새로운 기능의 추가나 화려한 기술의 과시에서 끝나지 않는다. 매일 마주하는 순간을 더욱 편안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익숙한 일상을 한층 풍요롭게 느낄 수 있도록 탑승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가치에 집중해 구현됐다는 점에서 이러한 특징들이 더 빛을 발한다.
지난 40년 동안, 그랜저는 언제나 새로운 기술을 누구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해 왔다. 더 뉴 그랜저 역시 이러한 기조를 바탕으로 디자인과 첨단 기술, 공간 활용성과 편의성을 한데 아우르는 상품성으로 완성됐다. 이는 그랜저라는 이름이 왜 오랜 시간 동안 대한민국 플래그십 세단의 기준으로 자리해 왔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