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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i20 N 랠리1 차량이 눈길을 질주하는 모습 현대 i20 N 랠리1 차량이 눈길을 질주하는 모습

[2026 WRC 2R] 현대 월드랠리팀, 혹한의 스웨덴 랠리에서 5위 기록

스웨덴 랠리는 설원 위에서 펼쳐지는 속도 경쟁으로 유명하다. 현대 월드랠리팀은 핀란드 출신의 에사페카 라피를 다시 기용해 세 번째 i20 N 랠리1의 스티어링을 맡겼다. 목요일 우메오 인근 SS1에서 시작된 경기의 초반 흐름은 토요타가 주도했다. 오랜만에 복귀한 라피는 초반부터 안정적인 페이스를 보여주며 팀을 이끌었고, 5위 포모에 이어 6위로 경기를 마쳤다. 한편, 7위로 완주한 누빌은 마지막 파워 스테이지에서 톱타임을 기록하며 추가로 5점을 획득했다.

스웨덴 랠리에 출전한 현대 월드랠리팀의 모습

매년 2월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개최되는 스웨덴 랠리는 캘린더 유일의 풀 스노 랠리다. 1950년 한밤의 태양 랠리(Midnattssolsrallyt)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후 오랫동안 남부 베름란트(Värmlands)에서 열렸지만, 온난화의 영향으로 2022년부터는 북부 우메오(Umeå)에서 개최하고 있다.

스웨덴 랠리를 준비하는 현대 월드랠리팀의 모습

스웨덴은 일반 도로와는 완전히 다른 준비가 필요한 장소다

스웨덴 랠리는 두텁게 쌓은 눈과 얼음 바닥을 달리는 만큼 금속 스파이크가 박힌 스터드 타이어만 사용한다. 주행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고 일반 도로와는 완전히 다른 운전 감각을 요구한다. 여기에 도로 측면으로 높이 쌓아 올린 눈 벽도 변수다. 단단히 얼어있으면 차체를 스치듯 달리며 코너링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눈이 충분히 단단하지 않거나 차량 속도가 지나칠 경우 눈더미에 처박혀 경기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영하 25°C의 강추위는 혹한 속에서 정해진 시간 안에 차를 고쳐야 하는 미케닉들에게도 엄청난 고난이다. 

티에리 누빌과 아드리안 포모

누빌(왼쪽)과 포모는 스웨덴 랠리를 앞두고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현대 월드랠리팀(이하 현대팀)은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과 아드리안 포모(Adrien Fourmaux), 에사페카 라피(Esapekka Lappi)를 엔트리했다. 누빌은 2018년 스웨덴 우승을 포함해 6번 포디엄에 올랐고, 지난해 성적은 3위였다. 포모는 2024년 3위가 최고 성적이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은 새로 내린 눈이 적고 노면도 더 단단하게 얼어 있었기 때문에, 이번 대회 역시 눈더미도 줄어들고 지난해보다 그립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모든 코너에서 집중력을 불어넣어 줄 균형 잡힌 세팅이 필요해요. 우승을 위한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제조사 챔피언십 격차를 줄이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하며 스웨덴 랠리를 앞둔 각오를 밝혔다.

현대팀 에사페카 라피

핀란드 랠리 챔피언십에 참가하며 스노 랠리의 감을 유지해온 라피가 현대팀 3번째 드라이버로 나섰다

현대팀 3번째 차는 2024년 스웨덴 랠리 우승자인 에사페카 라피가 맡았다. 2024년 시즌 이후 팀을 떠나 핀란드 챔피언십에 몰두했던 라피는 지난해까지 현대팀에서 활동했던 오트 타낙(Ott Tänak)의 휴식으로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그는 “핀란드 출신인 저에게 스웨덴은 가장 어려운 랠리는 아니지만 고속 주행과 부족한 접지력은 여전히 까다로운 요소입니다. 눈이 새로 내리면 선행 차의 타이어 자국이 남아 유리하지만, 노면이 얼어붙으면 후속 차는 속도가 느려질 수 있어요. 올해 이미 핀란드에서 두 차례 겨울 랠리를 치렀고, i20 N 랠리1으로 테스트도 진행했습니다”라며 스웨덴에서의 자신감을 밝혔다.

토요타 GR 야리스 랠리 카

사진: WRC Mediaroom(https://www.wrc.com/en/misc/wrc-mediaroom)

개막전에서 올 포디엄을 차지했던 토요타팀은 엘핀 에반스(Elfyn Evans), 올리버 솔베르그(Oliver Solberg), 다카모토 가츠타(Takamoto Katsuta), 사미 파야리(Sami Pajari)를 엔트리했다. 여기에 커스터머 프로그램으로 참가하는 이탈리아 패션계의 황태자 로렌초 베르텔리(Lorenzo Bertelli)까지 총 5대의 야리스 랠리1을 투입했다. 

이번 시즌 랠리1 풀 시즌 참전으로 승격한 솔베르그는 오지에와 에반스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엄청나게 까다로웠던 개막전 몬테카를로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차지하며 랠리 팬들을 놀라게 했다. 에반스는 현역 참가자 가운데 가장 많은 스웨덴 우승 기록(2020, 2025년)을 보유하고 있으며, 1월 말 있었던 핀란드 라플란드 랠리에 야리스 랠리1을 몰고 출전해 스노 랠리에 대비했다. 파야리도 핀란드 출신이라 사실상의 홈그라운드나 다름없다. 제조사 챔피언십 포인트는 에반스와 솔베르그, 가츠타가 담당한다.

M-스포트 포드 랠리팀

사진: WRC Mediaroom(https://www.wrc.com/en/misc/wrc-mediaroom)


M-스포트 포드는 개막전에서 무득점에 그치면서 지난 24년간 이어왔던 몬테카를로 연속 포인트 획득 기록이 끊겼다. 3대가 모두 리타이어하긴 했지만 새로 영입한 존 암스트롱(Jon Armstrong)이 까다로운 상황 속에서도 초반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며 이후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스웨덴에서는 조쉬 멕컬런(Josh McErlean)과 존 암스트롱 외에 파트타임 드라이버 마틴스 세스크스(Mārtiņš Sesks)가 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

WRC 2라운드 일정별 주행 코스

DAY 1 SS1 10.23km DAY 2 SS 2 / 5 27.55km SS 3 / 6 20.51km SS 4 / 7 11/53km SS 8 5.70km DAY 3 SS 9 / 12 15.70km SS 10 / 13 16.72km SS 11 / 14 16.94km SS 15 5.70km DAY 4 SS 16 / 17 25.45km SS 18 10.23km

올해 스웨덴 스테이지는 일부 레이아웃 변경과 역방향 주행 등으로 지난해 대비 약 35% 정도의 변화를 주었다. 특히 역주행은 고속 점프 구간에서 도약과 착지 지점이 반대가 되기 때문에 정확한 페이스 노트 작성이 필요하다. 

DAY 1, 2 – 사고와 변수가 끊이지 않는 스웨덴 랠리

현대 i20 N 랠리1 차량이 눈길을 질주하는 모습

목요일 오후 7시에 스웨덴 랠리의 첫 번째 스테이지가 시작됐다

2월 12일 목요일, 도시 북쪽에 마련된 SS1 우메오에서 본격적인 경기가 시작됐다. 스웨덴의 오프닝과 피니시를 담당하는 스테이지로, 시내에서 가깝기 때문에 관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레드반 아레나 구간에는 큰 점프대와 완만한 코너가 마련되어 있으며 일부 레이아웃 변화가 있었다. 

눈길 언덕을 뛰어넘는 점프대 구간은 스웨덴 랠리의 백미다. 영상: WRC (http://www.wrc.com)

어둠에 잠긴 저녁 7시.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인 솔베르그를 선두로 에반스, 포모, 누빌 순으로 코스로 들어섰다. 솔베르그가 오프닝 톱타임으로 선두가 되었고, 에반스, 가츠타, 파야리, 누빌, 포모, 라피 순으로 첫날을 마감했다. 누빌은 스테이지를 마친 후 “그냥 제 느낌대로 했어요. 브레이크를 항상 빨리 밟았습니다. 차가 멈출지 안 멈출지 알 수가 없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는 침착하게 운전해야 합니다”라며 인터뷰에 응했다.

현대 i20 N 랠리1 차량이 눈길을 질주하는 모습

2월 13일 금요일은 우메오 북쪽으로 이동해 빅실리움(Bygdsiljum)을 시작으로 안데르스바트넷(Andersvattnet), 베크(Bäck) 3개 스테이지를 오전과 오후 반복했다. 이후 우메오의 단거리 버전에서 하루를 마감했다. SS2~SS8 7개 스테이지 합산 124.88km로 가장 긴 거리를 달렸다. 

27.55km로 이번 경기 중 가장 긴 빅실리움은 지난해에서 초반 7km 구간이 새롭게 설계되면서 길이가 약간 짧아졌다. 넓고 빠른 도로에서 시작해 3.4km 지점에서 농장을 지나 좁고 기술적인 구간으로 이어진다. 9.8km 지점부터는 여러 개의 언덕이 있으며 17.15km 이후 두 개의 교차로를 지나면 더욱 좁고 울퉁불퉁한 섹션으로 접어든다. 

현대 i20 N 랠리1 차량이 눈길을 질주하는 모습

스웨덴 랠리의 맹추위로 수많은 드라이버가 고전했다

영하 20°C의 맹추위 속에서 시작된 오프닝에서는 에반스가 종합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솔베르그는 눈더미를 들이박고 시동도 꺼지는 등 운이 좋지 않았다. 현대팀에서는 누빌이 가장 빨랐지만 에반스보다 8.2초 느린 기록으로 종합 5위에 머물렀다. 누빌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차의 밸런스가 잘 안 맞아 애를 먹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주말 동안 다듬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항상 이런 식으로 시작해 빠른 기록을 내기까지 차를 미세조정해야 하죠. 그래도 차에 대한 감을 잡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알게 되어 다행입니다”라고 밝혔다.


아직 신차와 타이어에 적응하지 못한 라피는 조심스럽게 적응하며 완주하는 데 주력했다. 한편 세스크스는 앞 바퀴 2개가 모두 파손되는 사고로 2분을 잃었다. 

누빌은 주행 중 눈더미에 충돌하며 1분 이상의 시간 손해를 입었다. 영상: WRC (http://www.wrc.com)

빠른 속도로 스웨덴 랠리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SS3 안데르스바트넷은 지난해와 동일한 20.51km 구성이다. 이번 스테이지는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누빌은 눈더미에 충돌한 후 앞 유리에 김이 서리는 이중고로 1분 이상 손해를 보았다. 솔베르그도 눈더미와 충돌할 후 도랑에 빠지면서 타이어가 손상을 입었다. 에반스가 톱타임으로 선두를 지킨 가운데 가츠타가 종합 2위로 부상했다. 페이스가 떨어진 솔베르그를 밀어내고 라피가 종합 4위, 포모가 종합 5위가 되었다. 

현대 i20 N 랠리1이 눈길을 질주하는 모습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11.53km의 SS4 베크는 짧지만 정교한 컨트롤을 요구한다. 초반 4km 가량은 좁고 기술적이며 울퉁불퉁한 노면이 나타난다. 이후 직선 구간을 지나 5.3km 지점에서 들판을 가로지르며 시케인이 나타나면 분위기가 극적으로 바뀐다. 

오전을 마감하는 스테이지에서는 솔베르그가 기세를 회복했다. 솔베르그에 이어 에반스와 가츠타까지 토요타 선수들이 톱3 기록을 가져간 가운데 포모, 파야리, 누빌, 라피가 뒤를 이었다. 종합 순위에서는 에반스가 여전히 선두였고 솔베르그가 포모를 제치며 5위로 올라섰다.  

현대 i20 N이 눈길을 질주하는 모습

오전에 잔뜩 파헤쳐진 노면에서 자갈과 흙이 드러나며 오후 스테이지의 변수를 만들었다

SS5와 SS6에서 가츠타가 연속 톱타임을 기록한 후 누빌이 SS7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작성했다. 오전에 잔뜩 파헤쳐진 노면 아래에서 자갈과 흙이 올라오면서 후속 차들에게 까다로운 조건이 펼쳐졌다. 누빌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아마 도로 정비 상태가 차이를 만든 것 같습니다. 이에 대응하고자 앞으로도 차량에 대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고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도로 조건과 제 주행 스타일에 맞게 계속 조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전보다 더 빨라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라피와 포모는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 속에서도 토요타를 상대로 끈질긴 추격을 이어갔다. 영상: WRC (http://www.wrc.com)

5km 남짓한 SS8 우메오 스프린트는 목요일 오프닝의 단거리 버전이다. 지난해와 스타트 위치가 달라져 남쪽에서 출발하지만 나머지 레이아웃은 그대로 유지됐다. 톱타임의 솔베르그 뒤로 누빌, 가츠타, 포모 순으로 뒤따랐다. SS7에서 에반스를 0.1초 차이로 밀어내고 선두로 올라섰던 가츠타는 금요일을 종합 선두로 마무리했다. 에반스와의 시차는 2.8초로 벌어졌다. 파야리가 3위를 기록했고, 현대팀의 라피와 포모가 4, 5위로 그 뒤를 추격했다. 솔베르그가 포모를 0.7초 차이로 뒤쫓았다. 

DAY 3 – 토요타의 맹공 속에서 분투를 펼친 현대팀

현대 i20 N 랠리1이 눈길을 질주하는 모습

2월 14일 토요일은 우메오 서쪽에서 경기가 펼쳐졌다. 오프닝 SS9 벤네스(Vännäs)부터 샤르쇠리덴(Sarsjöliden), 콜크셀레(Kolksele)까지 15~16km 남짓한 스테이지 3개를 오전과 오후에 반복 주행한 후 다시 우메오 스프린트(SS15)에서 하루를 마감했다. 7개 스테이지 합산 거리는 104.42km에 달했다. 

지난해에서 피니시 지점만 조금 연장한 벤네스는 초반의 좁고 느린 구간에서 탁 트인 초고속 섹션으로 이어지는 코스가 특징이다. 특히 4km 지점에서는 타이트한 코너와 헤어핀이 펼쳐지는데, 랠리에서는 이런 구간을 흔히 ‘미키마우스’ 구간이라고 부른다. 드라이버는 물론 관중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스테이지다. 종합 선두를 달리는 에반스가 톱타임을 기록했고, 솔베르그가 2번째 빠른 기록으로 라피와 포모를 한꺼번에 제쳤다. 선두부터 4위까지 전부 토요타가 차지했다. 

현대 i20 N 랠리1이 눈길을 질주하는 모습

16.72km의 SS10 샤르쇠리덴은 스타트 지점 이동과 함께 중반에도 레이아웃이 살짝 바뀌었다. 지난해에는 포모가 눈더미에 갇히고, 가츠타가 코스 이탈했던 곳이기도 하다. 상위권 선수들의 기록이 거의 차이 나지 않은 가운데 세스크스가 톱타임을 기록했다. 상위 10명의 선수가 불과 7초 내외 차이로 완주했다. 

현대 i20 N 랠리1이 눈길을 질주하는 모습

16.94km의 SS11 콜크셀레는 지난해와는 역방향으로 달린다. 아울러 초반에 모터크로스 코스의 복잡한 지형을 추가해 박진감 넘치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트랙을 벗어나면 도로가 넓어지면서 속도가 빨라지는 스테이지다. 솔베르그가 톱타임을 잡으며 포디엄 진입을 위한 추격전에 나섰다. 반면 금요일 빨랐던 가츠타는 그립을 찾지 못하고 어려움에 빠졌다. 현대팀에서는 라피가 가장 빨랐다. 오후에도 토요타의 맹공이 계속되었다. 이번에는 파야리가 두각을 나타냈다. 오후를 여는 SS12와 SS14를 잡았다. 에반스는 SS13 톱타임으로 추격자들과의 거리를 유지했다. 

포모는 댐퍼 세팅의 효과로 오후에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영상: WRC (http://www.wrc.com)


토요일 아침부터는 상위권의 순위 변화가 거의 없었다. 에반스가 여전히 선두였고 13.3초 차이로 가츠타, 다시 12초 뒤에 파야리가 뒤를 이었다. 파야리는 오후의 활약 덕분에 추격자 솔베르그와의 시차를 33초로 벌렸다. 현대팀의 라피, 포모, 누빌은 5~7위였다. 포모는 댐퍼를 적극적으로 조정한 효과로 오후에 페이스가 개선되어 일요일 추가 포인트를 노릴 수 있게 됐다. 그는 인터뷰에서 “오늘 페이스를 끌어올릴 수 있어 팀에 감사합니다. 내일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집니다. 교차로에서 작은 실수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오후였습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누빌은 SS15에서 가장 빨랐지만 헬멧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 1분 페널티를 받고 1,500유로의 벌금을 내야 했다.

DAY 4 – 포모와 누빌, 슈퍼선데이와 파워 스테이지에서 점수를 만회하다

현대 i20 N 랠리1이 눈길을 질주하는 모습

2월 15일 일요일은 장거리 스테이지 베스테르빅(Västervik)을 2번 주행한 후에 우메오 스테이지를 마지막 무대로 삼았다. 3개 스테이지 합산 61.13km에서 최후의 승자를 가렸다. 지난해와 역방향으로 달리는 SS16 베스테르빅은 길이도 4km가량 줄여 25.45km로 만들었다. 좁고 구불거리는 구간에서 시작해 8.78km를 기점으로 도로가 넓어지면서 시속 200km에 육박하는 고속 배틀이 펼쳐진다. 이후 다시 중저속 구간에서 마무리되는 구성이다.

까다로운 조건에서도 라피는 특유의 기량을 발휘하며 현대팀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보였다. 영상: WRC (http://www.wrc.com)

오프닝을 잡은 것은 에반스였지만 가츠타 역시 빨랐다. 솔베르그는 파야리보다 9초 이상 빨랐지만, 포디엄 진입을 위해서는 23.7초를 더 좁혀야 했다. 현대팀에서 가장 빨랐던 라피도 6위에 불과했고, 포모와 누빌 모두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라피는 “눈더미에 빠지기 정말 쉬워요. 심하지는 않아도 몇 번 부딪히긴 했습니다. 눈더미에 빨려 들어갈 위험은 항상 있습니다. 속도를 올리면 더 빨리 갈 수도 있겠지만 위험을 피하려 노력했습니다”라며 심정을 토로했다.

현대 i20 N 랠리1이 눈길을 질주하는 모습

베스테르빅을 다시 달린 SS17에서는 가츠타가 톱타임을 기록했다. 라피가 파워 스테이지를 위해 스터드 타이어를 아껴 쓰면서, 9초 뒤에 있던 포모가 종합 5위로 올라섰다. WRC2에서는 코르호넨이 여전히 선두인 가운데 수니넨이 시차를 11.2초까지 좁혔다. 


누빌이 파워 스테이지에서 5점을 획득하며 만회를 시도했다. 영상: WRC (http://www.wrc.com)


스웨덴 랠리의 마지막 스테이지이자 파워 스테이지로 진행되는 SS18은 목요일의 10.23km 우메오를 그대로 다시 달렸다. 마지막 스테이지 선두를 누빌이 장식한 가운데 에반스가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가츠타는 마지막까지 추격을 시도했지만 14초 차이를 좁힐 수는 없었다. 시상대 마지막 자리는 파야리가 차지했다. 개막전 우승자인 솔베르그가 포디엄 진입에 실패하면서 에반스가 포인트 리더가 되었다. 

i20 N 랠리카

현대팀에서는 포모가 5위를 차지했고, 라피와 누빌이 6, 7위로 뒤를 이었다. 포모는 슈퍼선데이에서 1점을 챙겼고, 누빌은 파워 스테이지에서 5점을 얻었다. M-스포트의 암스트롱과 멕켈런이 8, 9위였고 종합 10위 코르호넨이 WRC2 우승자가 되었다. 


3월 12~15일 열리는 제3전에는 누빌과 포모 그리고 라피가 나선다. 아프리카 대륙 케냐에서 열리는 사파리 랠리는 강렬한 햇빛과 변덕스러운 날씨, 험난한 지형이 도전자들을 혹독하게 괴롭힌다. 올해는 전통적인 나이로비 스테이지가 사라지고 나이바샤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글. 이수진 (자동차 평론가)


1991년 마니아를 위한 국산 자동차 잡지 <카비전> 탄생에 잔뜩 달아올라 열심히 편지를 보냈다가 덜컥 인연이 닿아 자동차 기자를 시작했다. <카비전>과 <자동차생활>에서 편집장과 편집 위원을 역임했고, 지금은 자동차 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전기차와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기술 같은 최신 트렌드를 열심히 소개하면서도 속으로는 기름 냄새 풍기는 내연기관 엔진이 사라지지 않기를 기원하는 ‘자동차 덕후’이기도 하다.

WRC 2라운드 순위표